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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들

** ** * 아프다. 지금은 노울 한 끝도 닿지 말아라 익은 벼 낫질에 밀려 다 떠나고 정으로 남긴 벼 그루터기 마져 파헤쳐진 들의 가슴엔 달빛 한 자락도 아프기만 하구나 뒤따르다 쳐진 바람 한 자락 어디선가 앓다 날아온 잡새 한 마리 그림자만 떨구고 날아가 버릴 때 다 떠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들은 눈을 감는다 영롱한 하늘 한 자락 끌어 몸을 덮고 싶지만 속속들이 와 안기는 건 차가운 어둠 메마른 나체로 드러누운 들의 가슴을 덮는 것은 서리뿐이다 서리뿐이다. * ** * " 들의 노래 " / 시인 : 신달자 ** 시기적으로 한로寒露는 지났고 이제 상강霜降(10/23)을 맞이하겠지 상강이 뭔가 찾아보면 한로와 입동立冬 사이의 절기라고 한다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으면 우리는 또한 모든 것을 거두어 가버린..

** ** * 섬 길을 가다 보면 가끔 섬을 만날 때가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며 갈 길을 잃고 낯선 모습으로 서성이는 뒷모습 쓸쓸한 것 들은 섬이 된다 섬은,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는 저물지 않는다 둥지 잃은 갈매기를 기다리듯 나를 기다려준 굽고 휘어진 골목 낡아 빠진 옴팡집 문패도 없는 그 술집도 한 때는 섬이었다 살아 가다 보면 바다가 아니더라도 가끔 섬을 만날 때가 있다 흐드러지던 봄 꽃이 속절없이 져버릴 때 가을을 재촉하는 찬 바람이 불어 올 때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는 사람도 섬이 된다. ** ' 섬 ' / 시인 : 김세완 ** * 詩人에게 詩란 오랜 시간 시인의 삶에 깊히 박혀 아픔을 주던 그리움의 파편들이다 사랑을 잃어버린 가슴은 사막이 되고 사랑이 머물다 지나간 자리에는 아픔만이 머문다 그러나 ..

시간이란 무엇인가

** ** *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으로 한세상 견뎌 왔으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도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 *** “ 허수아비”/ 이 정하 ** 미래란 무엇인가 시간은 오직 미래로만 흘러가고 시간이 흘러가는 곳이 미래인가 시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공간이란 사물이 들어 설 수 있는 거리가 존재하면 그것이 공간이다 시간의 존재 원리가 현상화 되는 장이 공간이요 공간적인 구조가 없다면 시간은 원천적으로 그 존재의 토대가 없게 된다..

* 꼰대가 되지 않기

** ** * 꼰대가 되지 않기 (부제: 인생에 소중한 것들) 1.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당신(타인-무관심, 자신-무기력한) 나는 무엇을 위해 살며, 인생의 옳은 길을 개척하고 있는지? 개인적인 인식인 자존감을 갖고 자신과 사회에 행한 결과에서 얻은 자부감 속에서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믿는 자신감으로 매사를 긍정적인 자세로 처리하는 삶을 생활화 하고 있는지? [긍정적인 개념] 자부감 pride : 자신의 행동과 성취로 인해 더욱 분명히 인식하는 특정한 만족감 ,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단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가짐 자존감 self-esteem : 자신 내부의 성숙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적인 인식.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숙고..

난蘭아 (혈액순환)

** ** * 노을로 골깊은 산에 태고의 옷깃을 풀고 여민 바람 속살로 낯을 붉히면 네 순백의 한을 꽃으로 피어라 ( 중략 ) 생을 버리고 기다리는 마음있어 잎새로 푸른 고목 외져서 별헤어도 황토길로 간 그리운 고향을 오가는 정으로 살아라 반겨줄 이 누구인가 수줍어 돌아앉은 입술 누이의 눈썹처럼 초승달로 향기로운 난아 ! ** 난 곁에서 // 월당 김학천 불꽃처럼 치솟는 욕망의 늪에서 시원한 청량의 물을 마시는 마음으로 좀 쉬자 조용히 차를 한잔 마시면서 지금 나는 어디만큼 서있는지 생각하는 여유로움으로 차 한잔에 잠시 마음을 쉬자 검소한 삶을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실천은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검소한 삶 속에 여유로움이 깃드는 것 같다 가난을 느끼고 배고품을 느끼는 것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가난이요 더 ..

꽃愛

**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 " 꽃 " / 시인 : 김춘수 * 우리의 영원한 오빠 시인 김춘수 그는 지난 30여 년간 추구해온 " 무의미 시" 세계의 허무한 패배자인가 ? 시인은 " 내 詩가 언젠가는 파극을 맞을 것을 예상했다 " " 말의 의미를 해체하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언어적으로 모순에 빠질 수 밖에없다 " 라고 말했다. 언어로 질..

귀여운 야생동물 겨울나기

** ** * 우리 주변에 사는 야생 동물들 겨울나기 어제 대설이 지나갔으니 금년 동지까지 딱 2주 남았다. 요즘 해거름이 빠르고 땅거미가 일찍 내려와 17시 정도면 해넘이를 빠듯하게 보면서 퇴근한다. 오늘은 우리주변에 야생으로 겨울나기를 하는 귀여운 동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편으로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잘 모르는 이들이 계셔, 애들 생태를 살펴보며 우리들이 왜 반성해야 하며 생활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살아가는 동물이 있는데 익숙한 이름은 포유류 : 다람지, 청설모, 들고양이, 삵, 족재비, 고라니, 맷돼지 조류 : 어치, 박새, 직박구리, 곤줄박이, 까치, 까마귀, 참매 양서류로는 개구리(청-, 무..

태음력

** ** * 차 한 잔 가슴으로 마시고픈 날 아무나 와서 벗이 되어도 좋으리 어느 골짜기 맑은 물에 멱감은 산뜻한 바람 한 국자 담고 눈 시린 하늘 한 조각 넣고 아릿한 그리움 몇 개 피 살라 차 한 잔 우려내니 어느새 향기에 취해 저 혼자 붉어진 나무이어라 ** *** “ 차 한잔 ” / 시인 전대복 ** 어제 , 오늘 아침 베란다 온도계가 5도 주위에 머물고 아침 신문에는 나뭇가지에 내린 서리가 얼어 눈꽃이 피어난 제주도 한라산 등성의 나무사진이 실려 있었다. 문득 달력을 들쳐 봤다 아~ 오늘은 절기가 霜降이다. 시간은 변화에서 느낄 수 있다 변화가 없는 곳에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뭇잎 색깔이 변하고, 또 떨어져 낙엽이 되고 훈훈하던 바람이 문뜩 춥게 느껴질 때 우리는 계절을 느낀다. 광대무변..

웃음 (笑)

** ** 난초는 얌전하게 뽑아 올린 듯 갸륵한 잎새가 어여쁘다 난초는 건드러지게 처진 잎새가 더 어여쁘다 난초는 바위틈에서 자랐는지 그윽한 돌 냄새가 난다 난초는 산에서 살던 놈이라 아무래도 산 냄새가 난다 난초는 倪雲侏보다도 고결한 성품을 지니었다 난초는 도연명보다도 청담한 풍모를 갖추었다 그러기에 사철 난초를 보고 살고 싶다 그러기에 사철 난초와 같이 살고 싶다 ** *** " 난초 " / 시인 신석정 ** 오늘은 스트레스와 웃음에 대해 생각해 보자 1995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한국인 스트레스 현황”이란 자료에 의하면 성인 남녀가 받는 스트레스 반응은 아래와 같다 성별 대단히 느낌 많이 느낌 거이 느끼지 않음 男 6.01% 30.4% 15.1% 女 6.17% 29.7% 15.9% 원인별로는 인..

나는 나룻배

** ** * **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 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 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 “ 나룻배와 행인 ”/ 만해 한용운 ** 회원 여러분 家內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내리길 기원하며 Merry Christmas ^^ 크리스마스란 그리스도께 미사를 드린다는 말입니다 사실은 동지절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로마인들도 조선인(태양족)처럼 태양을 승배했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