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산으로 겹겹이 싸인 간이역 하루에 몇 번 기차가 지나가면 그뿐 밭둑의 민들레꽃도 산길의 딱정벌레도 그 자리에 잠이든다 양지바른 절터엔 얼굴이 좀 얽은 돌부처가 서있다 산그늘이 가로 긋은 오후 3시 막차 시간이 돼가는가 잠자리 한 마리 날아 온다 구름과 바람과 세월 속에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시간이 이 산골엔 이미 정해진 것처럼 새가 날아가는 쪽으로 해가진다 ** *** 간이역 1 / 시인 함동선(1930~ ? ) ** 연로하신 시인은 그의 詩論에서 “ 詩란 살아 있는 사람의 確認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확인이란 시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총체적인 물음이다. 시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과의 교류에서 현상화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대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