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프다. 지금은 노울 한 끝도 닿지 말아라 익은 벼 낫질에 밀려 다 떠나고 정으로 남긴 벼 그루터기 마져 파헤쳐진 들의 가슴엔 달빛 한 자락도 아프기만 하구나 뒤따르다 쳐진 바람 한 자락 어디선가 앓다 날아온 잡새 한 마리 그림자만 떨구고 날아가 버릴 때 다 떠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들은 눈을 감는다 영롱한 하늘 한 자락 끌어 몸을 덮고 싶지만 속속들이 와 안기는 건 차가운 어둠 메마른 나체로 드러누운 들의 가슴을 덮는 것은 서리뿐이다 서리뿐이다. * ** * " 들의 노래 " / 시인 : 신달자 ** 시기적으로 한로寒露는 지났고 이제 상강霜降(10/23)을 맞이하겠지 상강이 뭔가 찾아보면 한로와 입동立冬 사이의 절기라고 한다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으면 우리는 또한 모든 것을 거두어 가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