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벗나무 줄기에 왕매미 껍질이 앙증맞게 붙어있다 (중략) 거기엔 아무고통도 번뇌도 남아있지 않은 무념의 해탈이 있을 뿐이다 얼룩진 아무런 그늘도 없다 오직 추억만 남기고 ** 박문신 “ 왕매미 껍질 ” ** 추분이 하루 지난 새벽 산보길에 조용히 떨어져 누어있는 매미를 보았다. 조용한 죽음 , 여름의 끝을 보는 것 같았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더위다운 더위를 느끼고 보지도 못했는 데 적지 않은 날들이 참으로 빠르게도 지나갔다. 여름은 봄의 끝을 알리는 모란의 낙화로 시작되고 싱그러운 녹음 속 매미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 끝나는 것이 아닐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에 매미 울음소리가 빠진다면 무덥고 힘든 여름날 김빠진 맥주꼴이다 시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