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 119

살다 보면

** ** * **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 *** “ 살다가 보면 ” / 이근배 ** 참으로 오랜만에 해가 바뀌고 깊은 산속 계곡에서 땀에 적은 등산복을 훌훌 벗고 심신을 흐르는 물에 씻어 보았다 지나온 세월 탓인지 점점 외소해지는 느낌이다 남부지방에는 벌써 아카시아 꽃이 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첩첩이 쌓인 산과 산 발밑으로 이어지는 능성을 연두색 하얀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신록과 나무 꽃이 정겹게 보인다. 小滿..

가을의 향기

** ** * 남쪽에선 과수원 능금이 익는 냄새 서쪽에선 노울이 타는 마음 산위엔 마른 풀의 향기 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 당신에겐 떠나는 향기 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 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 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 상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 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가을의 향기 가을의 얼굴 가을의 마음 ** *** “ 가을의 향기 ” / 김현승 ** 시나브로 잊혀진 얼굴들이 아슴히 생각나고 텅 빈 가슴에 스며드는 적막함조차 사랑하고 받아드리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그렇다 나무가 미련없이 잎을 버리듯 진정 무소유 무집착 소소한 일상의 어려움까지도 불평없이 받아드리고 순응하는 인내를 자연에서 배우고 싶은 계절이다 모래가 한가위이고 오는 일요일(10월8일)이 한로이다 寒露하면 24절기 중..

진화적 측면에서 본 공룡의 후예(새)들의 짝짓기

** ** * 시간을 내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차도를 횡단하는 육교 위를 지나는 경우가 많다. 육교에서 좌우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가로수 수종인 날씨가 추워져 노랗게 단풍이든 은행나무들이 길 따라 멀리까지 이어져있는 행렬이 보인다. 최근에도 개량된 알이 굵고 수확이 빠른 배양된 종묘를 심는 경우 외는 대부분 꺽꽂이 해서 키운 것을 식재한다 왜냐하면 은행나무는 수확(식재후 15~20년 후) 시기가 너무 먼 점도 있지만 씨뿌림해서는 잘 자라지도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 종자에 따라서는 숙주 동물의 내장을 거쳐야 제대로 성장하는 것들이 종종있다. 가장 쉬은 예가 겨우살이인데 약재로 수확하려고 잘 익은 열매를 따서 숙주나무에게 붙여 놓아봐도 새 내장을 통과하지 않은 씨앗은 발아도 잘 않된다. 넓은 차도를..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감상

** ** *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창근孫昌根 선생으로부터 추사秋史 金正喜( 1786 ~ 1856)의 걸작를 기증받는다. 이 그림은 “불이선란도 不二禪蘭圖” 또는 “부작란도不作蘭圖”라고 부르는데 그림 윗부분과 왼쪽 부분에 쓴 김정희의 제시題詩 에 따른 것이다. 종이 바탕에 수묵으로 크기는 세로 54.9㎝, 가로 30.6㎝인데 추사 김정희가 펼친 예술의 세계와 도달한 정신적 경지를 가장 극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 으로 서예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이다. 사대부들은 글씨를 쓰다 남은 먹으로 문인화를 그리는 것을 餘技로 삼았다. 선비들은 그들의 정신적 이상세계를 심의적 사의적寫意的으로 그리는데 치중 하였다. 그래서 문인화는 자연 추상성에서도 서예와 일목상통하게 된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화제, 나아..

인류의 진화 (추석연휴에 함께 보는)

** ** 피아노를 치던 문과 고등학생이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다. 4년 동안 ‘삽질’을 하고 미국 미시간 대학 인류학과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해부학·운동역학·생물학·통계학 수업을 닥치는 대로 들었다. 주어진 문제를 자료를 통해 대답할 수 있는 것으로 재정의하는 ‘과학적 사고’를 훈련받았다. 2001년부터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류 성차, 두뇌 용량 변화, 노년기 등을 연구했다. ‘한국인 고인류학 박사 1호’ 이상희 교수 얘기다.(2016.8.1. 시사In 446호) 교수는 2016년 펴낸 〈인류의 기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에 재직 중인 이상희 교수 ‘인간다움’이 어느 때보다 화두인 지금, 고인류학의 ..

추분에 인왕산 과 수성동계곡 걷기

** ** 어제가 금년 추분이었다. 여름이 예년에 비해 길었고 무더워서 난배양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한시름 놓은 기분, 추분(9.23.) 전후로 가을의 파란 하늘을 되찾은 것같아 산행을 했으면 했는데 아침에 문득 인왕산 산책과 겸사로 독립문쪽으로 하산 말고 되돌아서 수성동계곡 길을 가보자고 간단한 산책 복장으로 집을 나섰다. 전철역에 도착하니 10시10분 마침 객차가 들어와서 경복궁으로 몸을 실었다. 2번 출구로 나오니 아직은 경복궁 방문 관광객들이 보도에 많치않아 가볍게 걸어 자하문 방면 7022번 시내버스를 타고 윤동주 기념관 길건너편에 내렸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문과 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하며, 인왕산..

어린왕자

** ** 어린왕자 * 어린왕자와의 만남 서언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와 지구에 온 어린왕자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1935년 리비아 인근 사막에 불시착 후 5일 만에 구조된 경험을 토대로 한 창작품이다. (프)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그의 저서 ‘인간의 대지’로 프랑스에서는 소설 분야 그랑프리 수상하고 미국에는 ‘바람과 모래와 별들’로 번역 출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여 미국의 출판사들의 요구(강연과 인터뷰)로 1940년 12월에 2 ~3주 정도 예정으로 뉴욕에 도착하나 이때 영혼의 절친 기요메가 탄 정찰기가 지중해에서 격추된 비보를 듣는다. 당시 프랑스 정국은 친독일 비시정부로 드골의 자유프랑스파 내부에서도 분렬이 심했다. 뉴욕 북쪽에 위치한 베빈하우스에 약 3년간, 나중 부인도 합류, 체류하면서..

기생충 Parasite

** ** 기생충(패러사이트) 우한 발 사태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3만 개 정도의 염기로 구성된 RNA형 유전물질이 왕관 모양의 독특한 돌기를 가진 둥근 단백질 속에 들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농경을 시작한 1만여 년 전에 사육하던 개 소 돼지 말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인류에게 토착화된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야생동물을 식용 약용으로 사용하던 인류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전염 병원체이다. 이 바이러스는 1960년대 전자현미경을 통해 닭의 가건물에서 처음 그 모습이 발견되었다. 사람에게 두통 인후염 기침을 동반한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이 바이러스는 주로 침방울이나 배설물을 통해 확산되는데 돌기의 세부적 특성에 따라 감염성과 증상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바이러스의 정체도 알지 못했던 인류가 지금..

제주한란에 대해

** ** 제주한란에 붙여 세계적으로 한란은 한국과 일본 남부, 중국 남부 등 동북아시아 일부에 분포되어 있는 식물로 일본의 규슈· 시코쿠· 혼슈· 쓰시마섬, 타이완의 화롄, 중국의 동남부 저장성· 푸젠성 그리고 동남아시아 태국 북부와 베트남 북부까지 자생한다. 한국은 제주도와 전라도 남부 일대와 남해 주변 섬에 자생하고 있다. 제주도의 한란 자생지는 한라산 남쪽으로 난 계곡 능선의 남면 경사지에 주로 분포되어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서귀포시 일원과 남제주군 그리고 북제주군의 일부 지역이다. 동쪽은 표선면 토산리에서 서쪽 안덕면 서광리에 이르는 한라산 남쪽 계곡의 경사면까지 해발 70~840m의 상록수림지대로 특히 '시오름· 선돌· 돈네코' 부근에 집중 분포되고 있다. 동쪽의 분포 한계는 북제주군 구좌읍..

자전거 일반에 붙여

** * 현재 도시생활을 하고있는 가정에는 적어도 한 대 정도의 자전거는 평균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과장일까, 일전에 동대문구청 직원과 함께 방치되어서 2주간 고지된 자전거를 수거한 일이 있었는데 동네 구석구석 방치된 자전거가 끝없이 나왔다. 그 당시 **시 각 동을 순회하면서 자전거를 1년 정도 수리한 경험이 있었는데 아무리 시골 동네라도 수리히겠다고 갖고나온 자전거는 떠날 시간이 다 되어도 줄이 계속 서있을 정도였다. 문제는 밭에 광에 우영에 방치됐던 자전거를 어찌어찌 끌고 와서 경유로를 연결부위나 너트볼트 부위에 미리 발라놓아도 잘 풀리지 않아 애를 많이 태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손가락 마디가 긁어질 정도라고 하면 이것도 과장일까. 오늘은 자전거에 대해서는 이정도는 알아야 할 만큼만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