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나의 이야기

굴비(씨내리)

haanbada 2023. 11. 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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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밭 김메던 계집이 솔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왠 굴비여?

게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로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디.

또 웬 굴비여?

계집은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였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굴비” / 시인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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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2월 79세로 시인은  타계. 국어국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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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처럼  좀은 난해한 현대시의  묘미를  맛보게 하는 재치가 

넘치는 해악한 익살 그리고  성에 관한 담론에  매력를 느끼게

하는 멋있는 시도 흔치는 않다.

구비전승으로 우리 민초들 사이에 내려왔었던  소금장수, 굴비장수

이야기에는  약간은 모자란 듯 그러나 인간적인 부부 이야기를 통해

성이란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또 엄숙하거나 특별한 것도 아닌

일상생활의 소중한 한 부분일 뿐이라는 풍자가 담겨있다.

이치로 보면, 식食과 성性은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이라, 밥을 먹는 일 

성을 즐기는 일은 생명을 유지해 가게 하는 기본 원리이자 추진력으로

그 근원은 하나인 것이라는 것을 한 차원 높게 전개시킨 것이라 할까.

 

오늘은 '씨내리'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고져 한다.

1986년 임권택 감독의  배우 강수연이 연기한 영화 ‘씨받이’를 보신 분은

신분과 제도 앞에 수난 받는 여인들과 토속적인  내용을 기지하시리라

즉 조선시대 정실부인이 아들을 낳지 못하면 가문의 대를 잇고져

여성을 구했었다. 일종의 대리모다.

씨받이가 있으니 씨내리도 있을 법한데 대리모 대비 대리부라 할까

그런데 TV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세태를 접해보면 사람의 씨앗이

암암리에 고가에 거래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부부 가운데 불임으로 고통을 안고 사는 부부는 100쌍 가운데

14쌍인데 그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현대판 씨내리가 성업한다는 야기다

예를 들면 명문대학생의 씨앗은 1천만 원 이상 호가되고 보통 대학생의

씨도 500만원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익명의 정자거래는 부작용이 잉태랄 수 있다. 유전병, 기형아 등

호주에서는 최근 정자 기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법 개정을 했다고 한다.

 

우선, 유목문화인 몽골초원의 성문화로 시작한다.

몽골에서는 남의 집에 귀한 손님으로 가면 아내를 잠자리에 시중을 들게

했었다는 '씨내리' 이야기 이다.

이유인 즉슨, 드넓은 초원에서 생활하는 유목민은 다른 유목족과 만날 

기회가 드물어 가까운 혈족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다.

이는 근친혼으로 우수한 혈통을 얻을 기회가 많지 않다는 말이다.

 

근친혼으로 생산되는 아이는 기형이나 저능이 나올 확률이 높으므로

손님과 피를 섞기 위해 아내를 접대하는 법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먼저 손님을 맞은 씨족장이 회의를 연 뒤, 전체 구성원의 의사를 묻고,

남자의 지적 수준이 최우선으로 꼽히고 외모를 보고 결정하도록

공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족외혼으로 우수한 DNA 씨내리 가설) 

그러나 유목민의 성풍습은 매우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다고 전하는데

성은 은밀한 것이므로  모두가 접대법대로 이루어 졌을까?

 

두 번째는 에스키모 부족의 '씨내리' 이야기다.

고대부터 에스키모인들은 부족의 남자가 사냥할 때 다른 부족의 손님에게

자기 아내를 공유해 왔다고 한다.

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여아는 자라면서 사냥 등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죽여버리는 여兒살해 인습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결국 여자가 부족하게 된 남성들은 성을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이르게 됐고, 여아살해 인습에서도 살아남은 여성을 최고라 여기게 됐다고,

부족 여성을 최고로 여기는 에스키모인들은 다른 민족과 결혼 관계를

거의 맺지 않는다.(극단적인 생산성 씨내리 족내혼 가설)

그들은 아내를 공유하는 것은 존경의 행위로 간주하며 남편은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 최고의 여성인 자기 아내를 공유하고 싶어 했다.

여성이 이 같은 행위를 거절하면 남편, 가족에 대한 불경의 표시로 간주했고

만약 당 여인이  임신하면 마을 전체의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세월이 흐름과 부침에 따라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바로 몇 십 년전 까지도

배우자 교환 풍습은 에스키모 사회의 일부였다는 것이다.

 

끝으로  방향이 조금 다른 씨내리 이야기로 끝을 마무리 하고져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가 24만명에 그치고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2030 청년 긴급간담회를 열어 청년

들에게 저출산에 대한 정책 제안을 들었다고도 한다.

이 때 나온 제안 중에 하나가 혼외출산에대한 정부의 도음이 절실하는 것

혼외출산 비율이 높은 곳은 2008년 기준으로 프-52.8%, 영-45.4%,미-38.5%

일-2%, 한국 1.5%(2021년 기준 2.9%) 정도로 서구 선진국에서 혼외출산  

비율이 높은 것은 아이의 부양의무를 적어도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거의 국가에서 다 대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싱글맘이든 미혼부모든

육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굳이 결혼하지 않고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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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11. 04 . 한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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