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나의 이야기

담배 연기처럼 인생의 꿈은

haanbada 2024. 6. 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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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연기 처럼 

                                  - 신동엽

 

들길에 떠 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일인지

멀리놓고 생각만하다

말았네

 

언제 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맷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퍼 못다한

어느 사나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

 

" 과거의 인연을 알고져 하거든

  현재의 과보를 보라

  미래의 과보를 알고자 하거든

  현재의 인과를 보라. " 고

 부처가 말씀하셨다고 한다.

 과거의 나 ,    미래의 나

현재의 나는 나이지만

과거의 나는 미래의 나가 아니요

과거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가 아니라 한다.

 

요즘 신문지상에서 이별연습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

가을이라서 그런가보다

 

단풍잎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산기슭

조용한 길

수면에 반사되는 햇빛을 배경으로

흩날리는 갈대밭

그리고 벌때처럼 비상하고 내려앉는

겨울철새 무리들

배경 모두에서 우리는 이별을 연상하게 합니다.

 

"담배연기 처럼"이란 시에서도

이별을 예감하게 합니다.

 

오늘의 화두는 메아리 없는 골짜기 입니다

강가에 무성했던 나무는

낙엽이 다 떨어져

파란 하늘이 훤히 비추이는 

초겨울 입구 물에 비친 모습에서

자신을 알아보았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메아리 없는 골짜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마음의 상처도

아쉬운 마음도 그리움도 메아리도

세상사 일체의 형상은

상대적 의존관계에 의한 원인과 결과로

움직이기 때문이겠지요.

 

조용한 시간

호수가 돌섬에 앉아

물에 비치는 얼굴을 찾듯

조용히 자신의 내면속에 있는

마음속의

메아리 없는 골짜기를 방문하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자연의 기생충은 인간이라고

하는 이가 있는데..

풀잎을 띁어 먹는 애벌래도

번대기 속에서 비상하는 꿈을 꾸는 데

꿈은 이루위진다는 바램으로

이 한 겨울 푸른 꿈을 꾸자

고치를 열심히 만들고 미련없이 버리는

 

*

 

지는 해에 번민하고

돋는 달에 감동하는

길손 되게 하소서

 

떠날 준비 서두르는

철 늦은 들판에서

동그라미 사슬이 얼룩져가고

나는 삶이란 이름의 간이역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

뜨거운 차 한 잔을 아쉬워한다.

                                              -  詩 : 성묘   일부

 

시간의 흐름 속 삶의 간이역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 작은

욕망, 뜨거운 차 한 잔 ,

우화 ,비상하고 푼 푸른 꿈

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닌지.

 

이상

 

**

2004.

2024. 6. 2.    한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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