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미술 관련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 감상

haanbada 2023. 1. 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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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팔경도

 

연원

동양의 전통적인 자연관과 산수사상 그리고 이상향에 대한 관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미술 부문인 팔경도의 원류는 11세기 후 반경

중국 북송대의 문인이자 화가였던 송적(1015~1080)이 그려낸 작품인

소상팔경도에 두고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문인 사대부들이 중국보다 더울 활발하게 그려낸

소상팔경은 초기에는 중국의 이념화된 정형산수를 기조로 삼았는데

그 대표적인 화제가 소상팔경이었다.

 

이러한 소상팔경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고려조 명종(재위1170~1197)

때로 명종은 고서화 수집과 감상을 즐겨하여 여러 문신들에게 소상팔경을

소재하여 당대의 유명 화가와 문인에게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게 했다.

화가로는 이광필, 시로는 이인로, 이규보, 이제헌 등의 소상팔경 시가 있다.

 

고려시대에 전래된 소상팔경도의 영향으로

조선의 산천을 소재로한 팔경도가 나타났고 , 조선 중 후기에

본격적으로 성행된 팔경도는 실경산수화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실경산수화는 영조 정조 때의 겸재 정선(1676~1759)에 의해

재제와 형식이 확정짓게 된다.

 

조선시대 초기 들어서서 안평대군(安平大君)소상팔경도를 화가를 시켜

그리게 했는데, 이 시기에는 안견파 화가들이 이를 빈번하게 그렸다.

소상팔경도는 조선 중기에는 이징(李澄김명국(金明國) 등이,

후기에는 정선(鄭敾심사정(沈師正최북(崔北김득신(金得臣

이재관(李在寬) 등이 작품을 남겼다.

 

지명

중국 호남성 장사현(長沙縣)에는 소강(瀟江)과 상강(湘江)이라는 두 개의

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 소와 상은 본래 하천의 이름이었다.

발원지는 소강은 영릉현 남쪽의 구의산이고,

상강은 소강보다 큰 하천으로 강서성 흥안현의 양해산이다.

상강은 영릉현의 서쪽에 이르러 소강과 합쳐지고

형양 부근에서 증수와 쳐져서 형양 땅을 돌아 저 유명한

동정호(洞庭湖)로 흘러들어간다.

소상이라는 명칭이 당대 이후 상수와 소수의 두 하천의 의미를 띠게 되지만

소상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북송 때 부터라고 한다.

 

작품 내용

소상팔경의 화제는

각각 평사, 원포, 산시, 강천, 동정, 소상, 연사, 어촌 ,

경치에 해당되는 글자와

낙안, 귀범, 모설, 추월, 야우, 만종, 석조, ,

상황 과 시간을 묘사하는 문자로 짜여 있다.

, 구체적인 지명이나 경관, 계절, 시간대를 암시하는 시간성으로

화제를 구성하였다.

 

계절로 보면 봄·가을·겨울 장면이 주로 그려지고,

하루 중에서는 아침이나 낮보다는 저녁때나 밤이 주로 표현되었다.

이는 운치와 시적(詩的)인 분위기를 중요시했던 때문으로 믿어진다.

이처럼 소상팔경도는 순수한 감상화의 대표적인 주제라 할 수 있다.

 

소상팔경도의 여덟 장면은 대체로 화첩과 병풍에 그려지는데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8폭의 그림들을 두 폭씩 대칭을 이루는 구도로

각기 좌우에 무게의 중심을 두고 있다.

각 화면에는 계절의 변화 등을 농담의 대조와 용묵법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그 순서는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산시청람(山市晴嵐) : 봄 기운에 싸인 산촌이나 산사의 풍경

           언덕과 산의 표현에 짧은 선 형태의 태점들과 넓은 공간에 거리감이

           두드러져 평원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연사모종(煙寺暮鐘) : 해질녘 산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저녁 무렵 멀리 구름과 안개로 둘러싸인 산사(山寺)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종소리를 묘사.

어촌석조(漁村夕照(落照)) :어촌에 빗겨드는 저녁놀

         저녁 무렵 한가한 어촌에 찾아드는 붉은 노을을 표현한 그림이다.

         포구(浦口) 근처에는 어망이 보이고, 고기 잡는 장면이 등장한다.

원포귀범(遠浦歸帆) : 귀로에 오른 배와 이를 바라보는 인물

         무한히 이어지는 광활한 수면에 멀리 포구를 향해 귀가하는

         배들이 작고 아련하게 등장한다.

소상야우(瀟湘夜雨) : 소상강에 내리는 밤비

         스산한 초가을에 사선으로 몰아치는 비바람과

         같은 방향으로 쏠려 있는 나무와 갈대들이 습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동정추월(洞庭秋月) : 가을밤 동정호에 뜨는 달

         가을날 동정호에 비친 맑은 닳을 표현한 그림이다

평사낙안(平沙落雁) :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

         평평한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 잎이 떨어진 나무,

         꺼칠한 분위기가 늦가을 저녁 무렵의 쓸쓸함

강천모설(江天暮雪) : 해질녘 산야에 내리는 눈

        겨울 저녁에 하늘에서 강가로 눈이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등이다.

 

실제로 소상과 상강 현지를 다녀온 안휘준 교수의 말씀에 의하면,

실제로 배경이 되는 곳에 가보니, 8경이 모두 한 두 지역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야 할 정도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소상팔경도는 본래 제목과는 달리, 실경산수화는 아니고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지닌 이상적인 곳으로

간주되는 8경을 상상해서 그린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문학에서 소상강 일대는 슬픈 사랑, 이별과 은일(隱逸), 소외의

공간으로 묘사되었다.

고려조 및 조선시대의 문인들이 지은 '소상팔경 '시에도

이러한 소재가 눈에 띄이며, 소상강에 담긴 슬프고 우울한 이미지는

소상팔경도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송적은 1056~1067년에 걸쳐 호남의 전운판관으로 부임하여 소상지역에

거주한 적이 있다. 당연히 그는 동정호와 소상지역을 두루 다녀왔으리라

위 화제에 쓰여진  시어詩語들은 쓸쓸함과 외로움을 지니고 있다.

송적은 느닷없이 좌천 유배되자, 소상강을 돌아다니면서 억울함, 우울함,

아쉬움의 아린 마음을 그대로 소상팔경 화폭에 담았다고도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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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견의 소상팔경도]

 

강촌모설

 

동정추월

 

소상야우

 

어촌낙조

 

연사모종

 

원포귀범

 

평사낙안

 

 

[이징의 소상팔경도]

 

강촌모설

 

동정추월

 

산시청람

 

소상야우

 

어촌석조

 

연사모종

 

원포귀범

 

평사낙안

 

 

[겸재의 소상팔경도] 중 조선 가람의 실경산수화

 

강촌모설

 

동정추월

 

산시청람

 

소상야우

 

어촌석조

 

연사모종

 

원포귀범

 

평사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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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4. 한바다

참고서적 : 한국의 팔경도 2017 박해훈 소명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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