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창가 39

반유 半有

** * *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나무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둘도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셋도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젓는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 *** “ 숲” / 시인 강 은교 ** 공항 고속화 도로 좌우로 펼쳐지는 전철 구조물 과 운하 너머로 보이는 가로수와 숲이 생기를 머금고 초하를 노래하는 것 같다 영종교 다리위 도로옆 SOS 비상주차 틈새에 주차하고 멀리 끝없이펼쳐진 뻘톱과 섬들에 카메라 엥글을 마춘다 어제가 入夏라 그런지 스쳐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현대인의 추구하는 아름..

시간에 대해

** ** 하루 종일 산만 보다 왔습니다. 하루 종일 물만 보다 왔습니다. 환하게 열리는 산 환하게 열리는 물 하루 종일 물만 보고 왔습니다 하루 종일 산만 보다가 왔읍니다. ** *** “ 하루 ” / 김용택 ** 요즘처럼 출퇴근에 매인 현대인에게 하루는 시계 속에 있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은 하루를 해와 별에서 보와 왔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하루의 크로노미터(測시계)는 지구의 자전이라 한다 워낙 그 빛이 강해서 구름이 끼던 눈비가 오든 날이 기울고 동이 트면 새날이 시작되기 때문에 좀더 지적 기능이 요구되는 星日 보다는 먼저이다 밤하늘에 가득 점점이 박히듯 떠서 반짝이는 별은 그냥 그대로 거대하고 놀라운 하늘시계( 二十八宿수)로 東方七宿칠수인 각, 항, 저, 방, 심, 미...

시·공 時空과 나我

** * * **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 " 낙화 " / 시인 : 이형기 ** 어제가 小寒이었으니 이제 계미년 보내고 갑신년을 맞는 送舊迎新 기다림의 시간이 2주 정도 남았다 歲米를 맞이하면 문득 찾아오는 물음이 시간. 공간 .그리고 “나”란 무었인가에 집중된다. 시간과 공간의 특성 중 최대 관심사는 時空의 파악적 특성으로 이..

무의식

** * 어느덧 세월이었다 눈과 귀를 이끌고 목마름에 서면 자주 가슴속을 드나들었던 침묵은 미처 못 다한 말이 있는 듯 가을을 넘어가고 열매만이 영웅의 일생을 흉내 낸다 저기 바람불지 않아도 펼쳐지는 시간의 전집은 나의 것이 아니다. 마른 잎이 끌리는 심장의 한 가운데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들은 나의 자식이 아니다 나는 다만 말의 잎사귀들이 서로의 몸에 입김을 눕힐 때 지팡이를 짚은 채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았을 뿐 어떤 뉘우침도 빛이 되지 못했다. 고독한 문들이 기쁨을 기다리며 소유를 주저하지 않고 나를 다녀간 계절에게 홀로 있음을 눈치 채게 하여 업신여김을 받는 동안 시간의 젖은 늘어지고 시간으로부터 걸어 나온 환멸만이 거리를 매운다 어느 듯 평화에 수감된 목쉰 주름에 섞여 눈보라 치는 밤 결빙의 발자국..

간이역 철길

** * 간이역 철길 새벽에 마을 인근에 있는 철길을 걸었읍니다. 이제는 철마는 다니지 않는 분위기였읍니다. 인생에도 간이역이 있을까요 ?, 간이역에서 내리면 그만이 아닐까요 '은하철도 999'를 보던 때가 생각납니다. 인생에 간이역은 없는 것 같아요 수인사 없이 객차 앞 좌석의 그 어느 분 영원이 다시 만날수 없겠지요 ... 종점없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 . ** 제목 : 모량역의 새 떠나지 마라, 먼 타관은 춥다. 작고 따끈따끈한 널 얼싸안고 여기 이대로 계속 짹짹거리고 싶다. 이 농촌 들녘 간이역 대합실 중앙 기둥 윗부분엔 직경 한 뼘 남짓한 구멍이 하나 뚫려있다. 난로 연통 뽑아냈던 자리 장작이든 연탄이든 때며 불기를 둘러싼 손바닥들 그 가난한 화력으로 밀고 간 시절은 슬픔 몇 섬일까 ..

묘행무주 妙行無住

** * * * ** 智者無爲 지자무위 愚者自縛 우자자박 信心銘 40 ( 三祖 僧璨 ) 갈대꽃 서 있는 강가에 빈 배 한 척 정적보다 고요한데 강물만 소리 없이 흐르네 偈頌 ( 대원 문재헌 ) ** * 청명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황하의 물이 연중 가장 맑아서 절기의 이름이 청명이 됐다고 하는 이 무렵부터는 날이 풀리고 화창해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논 밭둑의 손질을 하는 가래질이 시작된다. 이 무렵에 담근 장맛이 최고라고 전해지는데 음력으로 삼월초팔일(양력 4/5 頃)에 오는 절기다. 삼조 승찬대사의 신심명을 직역하면 “ 지혜로운 이들은 함이 없으나 어리석은 사람은 얽매이네 “ 가 되는데 무위란 無不爲로 인류사회의 자연적 화해로 대원선사는 “ 일상에 무심으로 행하면 본래의 자연행이라 이를 일러 함이 없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 * * 인생은 생명으로 시작하여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그리움은 뜨거운 사랑이며 가도 가도 닿을 수 없는 하늘인 것을 하늘은 영원한 것이며 영원은 항상 고독한 것을 아, 그와도 같이 인생은 사랑으로 이어지는 황홀한 희열이며 아름다운 적막인 것을 ** *** “ 인생은 ” / 시인 :조병화 ** 봄날이 간다 모처럼 며칠 전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을 찍으러 갔는 데 흐린 날씨에 황사까지 겹쳐서 만족으런 결과는 얻지 못했다 청명도 지나서 그런지 법원 정원에 심겨져 매연에 찌는 나무 등걸이에도 물오름이 보인다 절기인 곡우(4/20)도 십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로쇠나무, 자작나무, 박달나무들의 홍역기가 아닌가 청명기의 수액은 남자에게 좋고 곡우기의 수액은 여자에게 좋다고 하던데 관이 꽂혀있는 나무들 모습이 보..

차 한잔의 여유

** * . [ 차한잔의 여유 ]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울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 귀천 ” 시인: 천병상 * 태인 , 경매정보의 사건번호 2006-51692 아파트 임의경매에 나온 정보의 한 토막 대지 18.45 / 9196.5 (5.58평) 건물 58.665(17.75평, 24평형) 전체 18층 중 5층 인천 남구 학익동 711-3 사실 척관법 사용금지의 일환으로 거래나 증명용으로는 이 도량형 사용이 안된다고 공표를 정부에서 한 것이 1964년 일이니 작년 말부터 紙上에서 건평이란 용어자체..

무제

** * * 오늘 두 번째 읽었다 어느 기독교 선교회에서 지하철역사에 붙여놓은 벽보형 개시물로 19세기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경영시 한분은 총독으로 또 한분은 선교사 및 대사로 활약했던 분의 이야기인데, 그 중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973) 은 익히 아는 분이고, 세실 로즈(1895~1922)은 전혀 생소한 분으로, 결과적으로는 특히 찬양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삶의 방향잡기에서 리빙스톤은 타의 모범으로 찬양되어지고, 세실로즈는 당대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현세에 잊혀졌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구미제국의 식민지 개척사에 선봉장이 되어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에 많은 피해를 본의아니게 많이 주었다고도 합니다. 며칠전에 모처럼 강화도 선두포구를 찾았다 정수사 입구를 지나서..